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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착하지만 위선된 자, 날라리지만 솔직한 자

타인에게 자신의 솔직한 모습을 보이기 싫어 우리는 많은 것들을 속인다.
때로는 배려라는 의미로 감추고, 실상의 모습들을 포장해
그럴듯하게 보여주고는 마치 진짜인듯 행동한다.

이럴때 그 인격은 주변사람들에게 꽤 괜찮은 사람으로 보여진다.
의견충돌 없이 맞춰줘서 성격 괜찮은 사람으로,
자신을 속인 배려로 매너 괜찮은 사람으로,
적당한 논리로 둘러대 그럴듯한 선한 괜찮은 사람으로.
이렇게 사람들을 대하다 보면 정말 괜찮은 사람으로 연기를 하게 된다.

그러다보면 가끔은 진실로 괜찮은 사람이 될 때가 있기도 한다.
하지만 포장한다는 자체가 솔직하진 못한 것이다.

요즘들어 '솔직, 진실함'에 대한 생각이 부쩍 늘었다.
거짓말은 거짓말을 낳는다는 것을 새삼스레 지켜봐서 그런지,
위선에 대한 무서움을 느껴서 그런지...

내 기준에서의 참 괜찮은 사람이 있었다.
배려심 있고 자기 일 열심히 하며 나와 마음이 통하는 사람.
말 한마디 한마디 헛되게 하지 않을 것 같았고
최소한 타인에게 피해주지 않을것 같은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 사람은 그럴듯 하게 포장된 사람이었다.
자신의 본 모습은 상처를 많이 받는 미약한 사람이었으나
마치 의지가 넘치는 강한 사람의 모습으로 살고 있었다.

미약한 사람이어서 그랬을까...?
그 사람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나를 나락으로 밀어 넣으려 했다.
그 행위로 인한 배신감은 사람과 사람을 믿을 수 없게 만들고 있으며
또 한번의 좋지 못한 추억을 새겨 주었다.

물론, 사람과의 관계에 대한
내 자신의 모습을 다시 볼 수 있게 해준것은 감사한 일이다.
사람과의 관계에 대해 다시 조명하고 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사람이 있다.

그 사람은 평범한 사람들이 말하는 날라리다.
놀기를 좋아하고 만나 사귄 사람만 몇 십명 될 듯한,
가끔은 술에 취해 출근을 안하는, 별로 성실하지 못한 사람.
그 사람이 번뜩 생각난 이유는 직설적이지만 언제나 솔직했다.
싫은 것에 대한 태도를 분명히 했으며 과거의 연애 사실에 대한 숨김이 없었다.
지금 사귀는 사람이 있다 해도 더 좋아지는 사람이 나타나면
미안하다고 진실을 말하는 사람이다.

처음 그 사람을 만났을 때엔 많이 부족하단 생각을 했었다.
그래도 나름데로 타협이라는 것을 하며 살아야 하고
자신의 감정이 중요하듯 타인의 감정을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했기에
그 사람이 이해 되지 않았다.

지금도 이해 할 수 없는 부분은 있다.
어찌되었건 자신의 몫은 끝까지, 성실히,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이라 생각하니까.

하지만 그 사람이 사람들에게 대하는 솔직함은
지금 너무 멋져 보이며 그렇게 부러울 수 가 없다.
그 사람에게 내가 어떠한 말이나 행동을 해도 솔직하게 대할걸 알기에
너무 편안 사람이며 내 맘을 열어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생각보다 많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다.
때론 나와 정 반대인 사람, 때론 나와 너무 잘 맞는 사람.
그 사람들을 만날 때 우리는 각자의 기준으로 판단하여조금씩 탐색하기 시작한다.
마음을 열어 보여도 괜찮은 사람인지를.

안타깝게도 대부분은 탐색에서 끝난다.
이렇게 되는 이유는 무엇보다 자신을 지키기 위한 본능일 것이다.
맘을 열어 보이면 한순간에 바보가 될 수 있는 것이 이 사회이니까.

그렇지만 탐색만 하다 끝나기엔 인생이 너무 짧다.
무엇인가 소중한 부분을 잃어 버리고 있는 느낌이 든다.
자신이 먼저 그래야 타인도 그럴 수 있다.
내가 먼저 솔직해야 타인도 그럴 가능성이 있는 거다.

그래서 난 솔직해 지기로 했다. 
싫어도 괜찮은 척은 더이상 못하겠다.
마음을 열려고 상대방을 이리 저리 재고 판단만하다 끝나는 것
이젠 그만 하련다.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 그 섬에 가고 싶다"  정현종-'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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